2028학년도 대학입시, 중위권 학생이 유리해질까?

2028학년도 대학입시는 수험생들에게 단순히 경쟁이 심해지는 입시가 아니라, 기존 입시 체계의 구조 자체가 바뀌는 판도 변화의 입시다.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내신 5등급제 시행, 학생부 비교과 축소, 수능 선택과목 구조의 정착 등은 상위권뿐 아니라 중위권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변화들이다. 과거 입시는 상위권에게만 유리한 구조였고, 중위권은 ‘2등급도 아슬아슬’이라는 말이 통할 정도로 수시든 정시든 성적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입시가 상대평가에서 벗어나 절대평가 요소가 늘어나고, 학교생활 충실도와 학업 설계 능력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실질적으로 중위권 학생들도 입시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중위권 학생들이 실제로 유리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근거를 제도 변화와 전략 관점에서 4가지 방향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 5등급제 도입으로 등급 간 격차 완화로 중위권에게 기회가 열린다

202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내신 5등급제 도입은 중위권 학생에게 가장 의미 있는 제도 변화 중 하나다. 기존 9등급제에서는 상위권 학생과 중위권 학생 간의 점수 차이가 불과 0.1점 내외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히 다른 등급으로 나뉘며 큰 불이익을 받았다. 특히 상위권 대학은 1.5등급과 2.3등급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했고, 중상위권 학생들은 ‘2등급이라도 수시 합격이 어렵다’는 구조적인 불리함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5등급제가 도입되면 상위권과 중위권 간 구간이 넓어지고, 평가가 성취 기반 중심으로 재편되며, 변별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상위 40%까지 2등급, 상위 70%까지 3등급으로 평가된다면, 중위권 학생들도 2~3등급 내로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예전처럼 ‘0.2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져 탈락하는’ 구조적 손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5등급제 하에서는 ‘누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느냐’보다, ‘해당 과목에서 학습 목표를 달성했느냐’, ‘어떤 학업 태도와 활동을 했느냐’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단순 점수로만 밀리던 중위권 학생들이 적극적인 수업 참여와 탐구 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 즉, 2028학년도부터는 성적이 완벽하진 않아도 수업 참여와 학업 성취를 꾸준히 쌓은 학생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열리는 입시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 -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자기주도 학습과 과목 선택이 기회를 만든다

고교학점제는 2028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현재의 고1학생들에게 새로운 입시 도구이자 기회의 열쇠가 된다. 이 제도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히 자율성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진로 연계성과 과목 선택의 전략성이 평가 요소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든다. 고교학점제 하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무조건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따라 과목을 고르고, 해당 수업에서 주도적으로 탐구한 학생이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위권 학생들에게 이 제도가 유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교학점제는 과목 이수 자체가 성취 평가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점수 경쟁보다는 목표 도달 여부와 학업 태도가 중요하다. 둘째, 중위권 학생도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성실한 탐구와 수업 참여의 기록이 잘 남는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상위권 학생 못지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를 희망하는 중위권 학생이 경제수학,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등을 전략적으로 이수하고, 해당 과목의 수업에서 발표나 보고서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면, 단순 성적이 뛰어난 학생보다 더 높은 진로적합성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것이 바로 고교학점제 기반의 입시에서 중위권 학생이 ‘학습 설계력’으로 상위권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 - 비교과 간소화로 스펙 중심 경쟁 약화, 생활기록부의 ‘깊이’가 중요해진다

2028학년도 입시에서 또 하나의 핵심 변화는 학생부 비교과 항목의 간소화와 축소다. 자율활동, 동아리, 진로활동 등의 영역이 일부 삭제되거나 간소화되면서, 과거처럼 활동량이나 외부 스펙, 대외 수상실적이 평가 기준이 되지 않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비교과 활동이 적었던 중위권 학생들에게도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대외활동 몇 개 했냐’, ‘교내대회에서 수상 이력이 몇 개냐’가 학종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지만, 2028학년도부터는 학교 수업 안에서 얼마나 충실히 활동하고, 탐구했으며, 수업 내용을 자신의 진로와 어떻게 연결했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즉, 외부에서 뭘 했는지가 아니라, 수업 안에서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중위권 학생들은 특히 세특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세특은 수업에서의 발언, 발표, 탐구 활동, 과제 수행, 협업 경험 등을 교사가 기록하는 공간으로, 학생의 ‘성실함’과 ‘태도’가 돋보이는 영역이다. 성적이 조금 부족해도, 학업에 대한 태도가 뛰어난 학생, 탐구과정에서 스스로 자료를 조사하고 질문을 던졌던 학생은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스펙보다는 ‘꾸준함’과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이 경쟁력이 된다. 중위권에게 기회의 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28학년도 대학 입시 - 수능 구조 변화와 정시 확대 가능성은 중위권의 ‘역전 찬스’

비교과 축소, 내신 5등급제 도입 등의 변화는 정시 수능전형의 영향력을 다시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시의 정성 평가가 어려워지면, 대학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정시 비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상위권 대학이나 일부 수도권 대학은 수능 중심의 정시 비중을 다시 늘릴 수 있으며, 이는 수능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은 중위권 학생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 된다. 과거에는 수시 중심으로 입시가 흘렀고, 수능은 상위권 학생들의 영역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능 변별력 유지 정책과 선택과목 구조의 변화로 인해, 중위권 학생도 전략적인 과목 조합과 지속적인 기출 학습을 통해 충분히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고, 사회탐구에서 비교적 접근성이 쉬운 과목 조합(예: 사회문화 + 생활과 윤리)을 선택하면 중위권 학생도 안정적으로 점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또한 수능은 다른 평가 요소보다 예측 가능성이 높고, 사교육 없이도 꾸준히 학습하면 성적 향상이 가능한 구조다. 특히 국어와 영어는 기출 분석과 독해 훈련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으며, 탐구 영역은 누적 학습량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중위권 학생에게 적합하다. 즉, 내신이 아쉬운 학생이라도 수능 전략을 잘 짜면 정시에서 얼마든지 상위권 대학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가 열려 있으므로  중위권 학생이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상위권 대학에 도전할 수 있는 ‘역전 입시’가 될 수 있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는 중위권 학생에게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회가 존재하는 구조적 변화의 입시다. 내신 5등급제 도입으로 평가 기준이 완화되고, 고교학점제로 자율적 학습 설계가 가능해졌으며, 비교과 간소화로 ‘스펙 중심 경쟁’이 약해졌고, 정시에서는 수능 역전의 구조가 살아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상위권이 아니니까 불리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부터 어떤 과목을 어떻게 듣고, 수업에서 어떤 태도로 참여하며, 수능을 어떤 전략으로 준비할지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2028학년도는 ‘공정한 경쟁’과 ‘개인의 설계력’이 입시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다. 지금 중위권이라면, 오히려 가장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도 있다.